장사장님,
다녀온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성웅엄마, 성웅, 그밖에 장사장님댁 머무를때 수고해준 네팔 아가씨들, 핀쥬씨, 가이드인 지반 모두 잘 지내고 있겠지요. 참 지반은 마나슬루에 가 있겠군요. 이번 트레킹은 지난번 ABC를 무사히 갔다 왔다는 자만심으로 준비를 너무 소홀히한 까닭에 그 대가를 톡톡히 치루었습니다. 걍진곰파가 3730m밖에 되지 않아 고소병은 전혀 생각치도 않았는데 집사람이 밤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더군다나 약도 변변찮게 준비해서 더 혼났습니다. 도중하차한 덕분에 코사인쿤트를 다시 가 볼 생각입니다. 내년 2월 말이나 3월초로 예정하고 있는데 계획대로 될지 모르겠습니다. 참 빌려주신 침낭이 너무 좋아 다음번에도 찜해 놓겠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트레킹이 무었인지 어렴풋이 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사장님이 짜준 일정표대로 하면 우리 같은 노장들도 무리없이 다닐 수 있겠더군요. 이번 랑탕은 정말 기막히게 좋았습니다. 지난 봄의 ABC 트레킹도 아주 좋았지만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가을하늘과 밤하늘에 쏟아지는 듯한 엄청나게 많은 별들이 정말 숨을 막히게 하더군요. 그리고 3700m 고지에 땅에 바짝 붙어 피어있는 작은 야생화 하나가 너무 아름다워 그 야생화 하나만으로도 우리 부부는 네팔에 온 보람이 있다고 할 정도로 매료되었습니다. 속세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풍경들을 히말라야 곳곳에서 보게 됩니다. 이런 좋은 세상을 알게 해준 장사장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가져온 소포는 택배로 부쳤는데 받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뵐 때까지 장사장님 내외, 성웅이 건강하십시요. 집사람도 성웅 엄마에게 너무 고마웠다는 인사말 전해 달라고 합니다. 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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